일상의 기록

오늘 갑자기 시내에 나와서는....

알 수 없는 사용자 2004. 11. 28. 20:20
시험이 끝났을 시각에 아가씨한테 전화를 했다.
지현씨랑 있다는데 시내에서 놀겠단다. 점심은 부모님도 나가시고 해서 라면 끓여 먹을거라니까 맛있게 끓여먹으란다. -_-;

그렇게 통화가 끝나고는 누워서 TV를 보고 있는데 머리가 띵해서 TV 끄고 자려는데 또 전화가 오더니만 라면 끓여먹었나고 묻길래 아직 안먹었다고 하니까 (옆에 지현씨가 막 떠들고 아가씨는 뭐 곰탱이 밉다라는 소리도 하고..) 여튼 10분만에 튀어나오란다...;

'아! 이거 뭔가 있구나' 싶어서 열나게 씻고 옷갈아입고 택시 잡아타고는 시내로 GOGOGO.. 시내에 와서는 시내 한가운데를 열나게 뛰어갔다. 시내에서 그렇게 뛰는 사람 내밖에 없더라.. (그 와중에도 아가씨한테 꽃이라도 한송이 사줄까 싶어서 -옆에 지현씨도 있는데 아가씨 코가 석자가 되도록- 그 사이에 꽃집을 찾던 나도 대단하다고 자평하고 싶다..)

여튼 땀이 삐질삐질 나도록 뛰어갔다. 알고보니까 지현씨가 자기 애인(=곰탱이)랑 시내에서 논다고 자기보고 집으로 가라고 하니까 아가씨가 '흥~ 니만 애인있냐? 나도 있다!!'... 울컥해서 날 불러낸거였다 -┏

지현씨 남자친구는 한참 늦게, 터벅터벅 걸어왔는데 난 택시타고 뛰어서 왔다는 말에 아가씨 코가 석자가 되었다. 'I win!! ^^*' 이런 분위기.. 지현씨는 자기 남자친구를 헤어지기 전까지 계속 갈구어댔다;;;

핏자헛에 가서

점심으로 핏자헛가서 핏자와 샐러드를 먹으면서 이런저런 이야길 하다가 계산은 내 카드로 긁고(-_-) 그쪽 커플과는 헤어졌는데 아가씨가 집에 가자고 했다. 과외는 5시에 있고 아직 2시쯤 되었을 때인데... '뭐 벌써 집에 가냐?' 싶었다. 이왕에 불러낸 거 좀 더 같이 있으면 안되는가 싶었다. 역시 우린 먹는 거 외에는 같이 할만한게 없는걸까...

원래 영화나 볼까 싶어서 시내 혼자라도 나가서 영화나 볼려고 했는데, 이왕 나온거 영화나 보자고 했는데 담에 보자고 해서, 과외 때문에 시간도 별로 없다고 하고... 그래서 아가씨만 그냥 버스로 집에 보내고 나 혼자라도 영화를 볼려고 했는데 (If only가 그렇게 보고 싶었다 ㅜ.ㅜ)

나중에 문자가 왔는데 과외하는 학생이 시간을 두시간 늦추자고 연락왔단다. 일이 꼬일려면 한정없이 꼬이는가 보다.. 쩝..

여튼.. 영화관을 세군데 가봤는데 두군데는 한시간 반씩이나 기다려야 되어서 좌절했고 한군데는 이미 내려서 OTL... 결국에는 영화를 못봤다.. 크아악!!!





오늘도 그렇고... 아가씨하고 지낸지도 5년 넘어가지만 함께 한거 중에 기억나는 건 먹는 게 대부분인거 같다. 공부 조금 같이하고... 그 외에는 별로 없다...



사실 오늘도 그렇게 불러내놓고서는 밥만 싹 먹고는 집에 가자는 소리에.... 좀 맘이 상했다. 어디 차라도 한잔 하든지, 아이쇼핑이라도 하든지(옷이라도 사주고 싶은데.. 쩝..-_-), 산책을 하든지.. 30분이라도 같이 좀 더 보냈으면 이렇게까지 맘이 상하진 안았을 거다...


오늘은 좀 그랬다.....슬프다...







뭐 어쩌겠나.. 사랑하는 아가씨가 곰인걸...
아가씨를 여우로 만들고 싶지만 여우가 될 수 없다고.. 그냥 곰인체로 살아가면 안되겠냐고 하는데... 이걸 어째야할지...


동굴에 초콜렛만 넣어주고 100일동안 초콜렛만 먹으라고 하면 여우가 될 수 있을까? (망상중..)




ps. 오늘 아가씨의 한마디...
"난 if only 같은 건 안봐. 왜냐면 내 삶 자체가 로맨스거든? *^^*"
오늘 영화의 한 장면같은... 씬이 있었다... 시내를 열심히 달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