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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날씨, 예보

왜 겨울에는 삼한 사온인가?

이쪽으로 공부를 하고 있고 앞으로 이쪽으로 밥벌어 먹을 사람이 이런 걸 얼마전에 알았다는 사실은 매우 부끄러운 일입니다만... (아무도 안가르쳐주고 몇 주동안 일기도를 보다가 발견한 사실 -_-;;)

근대적인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3월 적설량의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는 폭설이 내린 날의 다음날인 오늘과 내일은 매우 추워진다고 합니다. 일기도를 보면 겨울의 전형적인 날씨패턴이 진행되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왜 겨울에 눈이나 비가 내리거나 날씨가 잔뜩 흐린 날 다음에는 한파가 몰아치느냐?

2004년 3월 4일 오후9시 지상 일기도

저기압이 우리나라를 지나가기 전 중국에 있으면서 슬슬 우리나라에 영향을 끼칠 때 입니다. 우리나라 부근의 등압선 간격도 넓고 바람도 남서쪽에서 불어들어오고 구름도 조금씩 덮히면서 비교적 온난한 편이지만.....

2004년 3월 6일 오전9시 지상 일기도

저기압이 우리나라를 지나 서해상으로 빠져나가면 저기압 때문에 남하하지 못하던 세력이 강한(약 1040~1050hPa 이상) 시베리아 고기압이 남하하면서 교과서를 보면 항상 나오는 서고동저의 기압배치를 나타내게 됩니다. 서고동저형 기압배치는 겨울이라고 항상 나타나는게 아니고 이렇게 저기압이 우리나라를 지나갈 때 형성됩니다.

서고동저형 기압배치가 이루어지면 등압선의 간격이 조밀하게 됩니다. 즉 기압경도력이 강해서 풍속이 커지며 바람은 '보이스 발로트의 법칙'에 따라 북풍 또는 북서풍이 불게 되어서 차가운 시베리아 기단에서 우리나라로 차가운 바람이 강하게 불어불게 되어 기온이 급강하 합니다. 오늘과 내일도 전형적인 이런 패턴입니다.

오늘은 아직 눈구름이 다 빠져나가질 않았지만 내일이면 눈구름이 대부분 빠져나가게 될테고(서해남부지방에는 계속 흐릴 듯) 등압선의 간격도 더 조밀하게 되어 바람도 더 강하게 불기 때문에 내일은 오늘보다 더 추워지게 됩니다. 이런 패턴이 3~4일 간격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삼한사온이란 말이 생겨났다는데 요즘에는 잘 안먹혀 들어간다죠;



결론은 "내일도 춥다니까 따뜻하게 입고 돌아다니세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