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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브 & 여행

다시는 달리고 싶지 않은 죽음의 '88고속국도'

우선 고속도로라는 표현은 옳지 않은 표현이다. '고속국도'라고 함이 맞다. -_-a

88 고속도로 사고났다하면 사망” 죽음의 도로 20년  (경향신문)


얼마전에 담양에 여친님이랑 놀러갔다 온다고 88고속국도를 타본 적이 있다. 가기 몇 일 전에 88고속국도를 타봤다는 친구가 하는 말이 '일반국도'보다도 못한  '고속국도'라고, 정말 겁난다고 하길래 꽤나 궁금했는데...

88고속국도를 타보니까 정말 장난이 아니다. 처음에 대구에서 서대구IC로 나와서 광주방면으로 빠지는 88고속국도로 올라갔는데 올라가보니까 편도 1차선이었다. 어디쯤 가면 2차선이 나올려나 싶었는데 계속 가도 일차선이었다. 게다가 중간에 중앙선 분리대도 없었다. -_-;;; 세상에나!!


아주~ 가끔씩 중앙분리대가 보이고  급격한 코너에 어쩌다가 플라스틱 봉이 박혀져 있는데 부러져 있는게 꽤 많았다. 물론 바닥에는 스키드 마크(브레이크 걸어서 타이어가 탄 자국)가 뚜렿하게 보인다. (....)


거기에다가 다른 고속도로에는 심심하면 나타나는 휴게소가 여기에는 가뭄에 콩나듯이 있다. 난 처음에는 88쪽에는 휴게소가 없는 줄 알았다. 가도가도 'XX휴게소 앞으로 몇km' 같은 표지판이 보이질 않았다. 그러다가 기껏 나온 휴게소에 들어갔더니만 문이 닫혀있다. 열려 있는건 화장실뿐...

앞에 마침 트럭에 이것저것 팔고 있는 아주머니한테 물었더니만 사람도 별로 없고 해서 7시 반인가 되어야지 문을 연단다. 결국에 그 아주머니한테서 오뎅 2000원어치랑 여친님이 싸온 삶은 달걀로 아침을 해결했다. ㅠ.ㅠ

아주머니 왈: "여기 88은 운전자가 잘 몰아도 상대방이 쳐박을 수 있기 때문에 항상 방어운전을 하면서 가야돼! 여기는 사고 났다고 하면 사망이지."


가다보니 안개가 짙게 낀 곳은 얼마나 많던지. 시정이 100~200m가 겨우 확보되는 구간이 꽤 많았다. 앞은 잘 안보이지 중앙분리대는 없지 상대편에서 차는 씽씽 달려오지, 더욱 더 놀라운 사실은 고속국도에서 역주행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편도 1차선이라 앞에 느린 화물차라도 있으면 추월을 해야 하는데 이 때 고속국도를 역주행하게 된다.

88고속도로를 왕복하면서 정말 아슬아슬한 순간을 많이 목격했다. 나 자신도 추월하면서 아찔한 기분을 몇 번 느꼈고 무리하게 추월하다가 아슬아슬하게 원래 차선으로 돌아가는 차들도 많이 봤다.

덕분에 다른 고속국도에 피해 88은 운전하면서 피로도가 2~3배 이상으로 느껴진다. 같은 편도 1차선의 지방국도보다 더 피곤하다. 정말 신경이 많이 쓰인다. 또 도로는 왜 이렇게 곡선구간이 많은 건지. 그리고 그나마 일반도로에서는 갓길이 좀 있어서 다행인데 터널에는 알짤없다. 정말 아슬아슬하다. -_-;;;

돌아올 때는 그나마 갈 때보다는 좀 낫기는 했지만 그래도 너무 무섭다.



단 88고속국도의 장점 딱 한가지는 경치가 너무너무 좋다는 것이다. 돈 아낀다고 직선화를 안 하고 지형에 맞게 구불구불하게 만들어서 주위 경관과 잘 어울린다는 것과 주변 경치가 좋은 곳들이 상당히 많았다. 몇몇 곳은 '이야~ 우리나라에 이런 경관이 있었나?' 싶을 정도였다.

돌아오는 길에 여기 경치에 감동감동




그. 러. 나.

시 외곽지역의 일반 국도, 아니 지방도 같은 도로에 '고속국도'라는 이름을 걸고 꼬박꼬박 돈 쳐받아먹다니... 아니 돈 안 받는다고 해도 다시는 88고속국도를 타고 싶지 않다. 차라리 국도로 가지...

정말 싫다. 88고속국도...!!!!



이번에 기사를 보니가 88고속국도 확장공사가 2018년에나 계획되어 있단다. 최소한 2018년까지는 '88고속국도'을 탈 일이 없기를 소망해본다.




PS. 88고속국도만 좀 더 정비만 되어도 영남, 호남 간의 지역감정 해소에 어느정도 도움이 되리라는 생각은 나만 하고 있는 걸까? 왕래부터 이렇게 하기 힘들어서야 원...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