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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듣고 먹고

풍경 2호점 - DILL

풍경 2호점(이라는) DILL

천유님의 포스팅을 보고는 아가씨와 꼭 가봐야지 했었는데 어제(3월 25일)에 학원 마치고 나오는 아가씨와 함께 DILL에 찾아갔다. 정작 'DILL'이라는 이름이 생각 안나고 '풍경 2호점'만 기억해서 그 근처를 한바퀴 삥~ 돌았다;;

'여기 이 골목이 맞는데... 맞는데....'

아가씨는 배도 고프고 다리도 아프다고 징징 거리는데 아무리 찾아도 잘 모르겠다. 그냥 포기하고 다른데 갈까 했는데 한바퀴를 돌고 나니까 이름이 언뜻 기억이 나는 거였다. 게다가 한바퀴 돌아봤는데 그럴싸한 곳은 저곳밖에 없었다.

"저기 맞지 싶다. 맞을꺼야.."



'풍경 2'라고 누가 써놓았다

혹시나 싶어서 나혼자 들어가서 확인해 볼까 했는데 누군지 몰라도 친절하게 입구에 있는 빗물받이에다가 분필로 '풍경 2'라고 써 놓았다. 나같은 사람이 많은 가 보다 -_-;;;;


DILL은 대구시내에 있고 에스닷(구 대구문구센터)와 국채보상운동 기념공원 사이에 작은 골목(큰 도로 말고)에 위치하고 있다. 혹시 필카 사용하시는 분들은 알만한 곳인데 밀착인화와 대형인화 전문점인 '솔리스트' 건물의 2층이다. (여태까지 솔리스트를 여러번 다녀갔지만 여길 못찾아서 그렇게 해매다니... OTL)


25일에 꽃샘 추위가 있었는데 우리자리는 전기 스토브를 두 개 켜 놓아서 따뜻했다


아늑하고 조용~ 들어갔을 때 우리밖에 없었다

들어가보면 포근하고 아늑하고 조용하다. 마침 들어갔을 때 음악을 베르디의 오페라를 틀어놓았다. 오페라 따라서 립싱크를 하니까 아가씨가 웃느라 뒤집어졌다(...)


테이블마다 종이들이 한다발 꼽혀있다.
어디에 쓰는고~ 하니,


이렇게 쓰고 싶은 사연을 펜으로 끄적끄적 써서,


테이블의 유리 밑에다 끼워넣는다.
유리 밑에는 여러가지 사연이 가득하다.
*주의! 글 내용중에는 커플들의 염장성 글들이 많으니 심신이 심약한 솔로들은 읽기를 자제할 것(-_-)




메뉴판을 들어주신 아가씨께 감사감사♡

이곳의 단점이라면 식사 메뉴가 극히 제한적이고(볶음밥, 쇠고기말이, 돈까스, 도리아, 스파게티) 음료는 4000원대, 식사는 8000원대로 다소 비싼게 흠이다.

그러나 식사에 후식으로 4000원대의 음료가 나오고 토스트도 셀프 리필이 되니까 식사겸 차도 한잔하고 시간 진득~하게 보낼거면 나름대로 괜찮을 듯 하다. (식사 6000원, 음료 2000원이라고 보면 될 듯..;) 그리고 점심시간대에 가면 현금 결재시 15% DC도 해준다. +_+

이곳의 주 메뉴는 쇠고기 말이(진짜 맛있음 ㅠ.ㅠ)와 수타 돈까스이다. (종업원한테 '여기 뭐가 맛있어요' 물어보니까 쇠고기 말이와 돈까스란다)


이것이 바로 DILL에서 자신있게 내놓는 '쇠고기 말이'
사진찍고 있으니까 종업원이 스윽~ 와서는 '손님, 사진찍으면 돈을 더 내셔야 되는데요? ^^"
물론 장난이었음 -_-;;;


'와아~ 먹자먹자~'

쇠고기 말이가 8000원이니까 말이 하나당 1000원 꼴이다.
미안하다. 자주 못오겠다..
OTL

속이 궁금하군

'쇠고기 말이의 정체는 뭘까?'해서 해부를 해보았다. 밥을 주먹밥처럼 뭉처서 얇은 쇠고기로 밥을 싸서는 간장 양념 발라가며 살짝 프라이펜에 구운 거 같다. 같이 주는 상큼한 와사비 소스에 찍어먹으면 정말 맛있다. 그런데 먹어보면 밥+소고기+간장양념+깻잎=양념 소고기를 쌈싸먹는 듯한 느낌이... -_-;;

"많이 기다리는 듯 해서 일부러 큰 놈으로 골라서 구웠어요 ^^"
종업원 언니 고마워요~~ ㅠ.ㅠ
눈썰미로 손님의 위장 크기를 체크해서 돈까스의 크기를 조절하는 종업원 언니의 쎈쓰~


돈까스가 맛있기는 맛있는데 소스가 좀 매콤하다. 일반적인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크게 맵지는 않겠지만 매운 거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맞지 않을 듯.. 뭐, 전에 아가씨가 나한테 먹인 눈물2 꼬지에 비하면야 아무것도 아니지만 (......)


DILL의 쇠고기 말이는 진짜 추천말만하다. 탁자를 보니까 '셋이 와서는 쇠고기 말이를 세개 시켰다. 너무 맛있다 ㅠ.ㅠ'라는 글이 있을 정도. (보통 여러명 오면 서로 다른 거 시켜서 나눠먹지 않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