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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기록

2003/1/29

오늘 새벽에.... 우리 집안의 기쁨조 폴이 죽었다. 오늘 밤만 무사히 넘겨달라고, 어제 다른 병원에서 막 왔을 때 그래도 좀 잘 돌아다니길래 오늘밤은 무사히 넘기나 했는데 결국에는 새벽에 고통스럽게 숨을 거두었다. 사람도 다죽어가다가 마지막 죽기전에는 기운도 팔팔해지고 못먹던 밥도 먹고 한다던데 어제 좀 뛰어놀던 거는 우리집에서 마지막이라고 개도 그랬는거 같다.

한 열흘정도 거의 아무것도 제대로 먹지 못했고 (먹은 거 대부분 토했다) 몇 번 발작도 일으키고 끝에도 바르르 떨면서 발작을 일으키면서 갔다고 한다. 가슴에 손을 데면 여태까지 한번도 들어보지 못한 비명을 질려댓다고 한다. 어머니가 새벽에 깨우면서 울먹이는 목소리로 폴이 다 죽어간다고 깨울 때 내려갔을 때는 마지막으로 가슴이 몇 번 움직이다가는 그대로 멈추었다. 열흘전에 구토할 때부터 큰 병원에 가서 진료 받아보라고 그렇게 이야기를 했는데 그냥 다니던 작은 동물병원에 가서 주사 맞히고 약타오고 하다가 한 반쯤 죽어갔을 때 그제서야 경대 동물병원에 데리고 갔는데 제일 간단한 피검사만 하고는 아버지가 반대를 해서 더 하지를 못했다. 젠장... 이 때에라도 검사받고 수술이라도 했으면 살았을 거다.

어제는 그 전에 가던 병원보다 더 큰 병원에 갔는데 거기서도 하루정도 있다가 안되겠다 해서 오늘 경대 병원에 가볼려고 했는데... 오늘만 잘 넘겨달라고 했는데... 뭐 이제 가봐야 늦은거 같지만...... 동물병원 의사가 그런다지. 꼭 아플 때 안데리고 다 죽어가야 살려내라고 데리고 온다고...

힘없이 축 늘어져서는 고통도 컷는지 눈뜬채로 죽었다. 정말 너무 미안하다. 고작 한 살 반밖에 안되었는데 너무 힘들게 보내버린거 같다. 정말 미안하다. 못된 주인을 잘못만나게 해서 정말 미안하구나... 죽은거 보고 방에 돌아와서 누우니까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같이 놀던 거, 밥먹던 거, 사진찍던 거 생각하다보니... 일기 쓸려고 홈페이지에 들어올 때 자그만한 폴 사진을 보니 죽어버린 폴 생각이 나서 너무 슬프다. 이렇게 울어보기는 할아버지 돌아가신 후에 8~9년만이군...


정말 미안하구나 폴아....
우리 집에 기쁨조가 이제 없으니 어떻게 하지.... 이젠.....
너무 원망스럽다. 살릴 수도 있었는데...

꼬리글>>
어머니는 어제 꿈에 폴을 꼭 껴안고 가는데 어떤 사람들이 훔쳐가는 꿈을 꾸었다는데.... 결국에는 꿈이 진짜 현실이 되어버렸네... 사는 건 다 그런갑다.